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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코미디

C1617)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Black Cat, White Cat, 1998)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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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Black Cat, White Cat, 1998)

 

  

  1. 왁자지껄, 정신 없는 장면들을 선보이며 화합과 희망을 노래하는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코미디/드라마물이다. 이 블로그에는 3번째로 소개하는 감독의 작품이다. 석유 밀수업에 뛰어들기 위해 친구처럼 지내 온 범죄 조직의 두목 다단에게 사업 자금을 빌린 백수 마초. 하지만 다단의 호의는 계획된 사기였으며, 곧장 빚을 떠앉게 된 마초는 부채를 없애는 조건으로 자신의 아들을 다단의 못난(?) 딸에게 장가 보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마초의 아들 자레는 마을의 왈가닥 처녀 이다에게 관심이 있는데, 강제적인 결혼식을 앞두고 마음이 그저 심란할 뿐이다. 여기에 자레의 할아버지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장례식 날짜와 결혼식 날짜가 겹치게 되는데......  

  2. 누런 강가를 헤엄치며 사랑하는 이다에게 아이스크림 디저트를 건네는 자레의 모습. 해바라기 숲에서 벌이는 자레와 이다의 순수한 사랑. 런어웨이 브라이드가 되어버린 다단의 난장이 딸내미 등 영화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신기한 일상들이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의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집대성해 과거 유고슬라비아의 다뉴브 강 일대를 마법의 근원지로 만들어 버리는 이 영화를 미워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헐리우드 영화들이 흉내낼 수 없는 '유고슬라비아' 정서만의 독특한 꿈과 희망, 사랑, 부(富) 뽐내기 등이 뒤엉켜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결코 터무니없는 허영을 추구하지만은 않는다. 소박한 두 남녀의 진실한 사랑 및 이들을 둘러싼 따뜻하고 끈끈한 유대를 염원하기에 결국 이 작품의 에너지에 동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3. 집시 음악과 팝 음악이 안 어울릴 듯 어울릴 듯 섞였다. 인물들의 과장된 슬랩스틱 코미디, 재치 넘치는 대사들, 국적을 가늠하기 힘든 다인종 캐릭터들이 유고슬라비아의 독특한 문화적 정서 안에서 가끔은 충돌하기도 한다. 마치 세대 갈이를 통해 충돌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듯이, 이러한 '섞기'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다가온다. 기나긴 분쟁과 충돌의 역사를 지내 온 유고슬라비아 역사를 생각해 봤을 때, 이들의 미래와 지향점이란 그저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일 뿐이다. 그 상징물로서 등장하는 두 마리의 귀여운 고양이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 론'을 닮아 한 쌍의 애틋한 영물처럼 느껴진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어그러지는 결혼식을 병치시켜 일대 혼란 상태를 강조한 듯 보이지만, 결국 신랑 신부가 각자의 삶과 행복을 쫓아가는 모습에서 형식과 강요를 벗어던진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기에 이른다. 이처럼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보다 보면,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이 자국의 복잡한 역사를 얼마나 유쾌하게 어루만지려고 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 덕분인지 영화 속을 휘감는 거친 총 소리와 피를 동반한 죽음마저도 '긍정'으로 이겨낼 수 있게 된다. 

  4. [초록창 줄거리] 고요한 초록빛의 다뉴브 강가. 이 곳에 터를 닦아 자손을 낳고 살고 있는 두 집시 집안이 있다. 먼저 1세대. 그르가와 자리야. 그들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친구사이지만 25년동안 만나지 않을 정도로 애증 관계에 있다. 다음으로 자리야의 아들인 마초. 그는 그르가의 옛 똘마니였던 다단과 역시 서로 씹고 씹히는 관계 속에서 근근히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2세대 친구간이다. 그리고 3세대. 마초의 외아들 자레와 다단의 여동생 딱정벌레 이름은 따로 있지만 난쟁이만한 키를 가진 그녀를 두고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이제 이야기의 전개는 2세대부터.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처지이지만 늘 놀고 먹는 한심한 백수, 마초 어쩌다 결혼식을 앞둔 하루 전, 천지신명의 도움인지 손자를 도와주려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베품인지, 자리야가 세상을 뜬다. 마초는 당장 다단에게 달려가 결혼식과 장례식을 한꺼번에 치룰 수 없다고 하지만 다단을 사망소식을 사흘 후로 연기할 것을 종용한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마초의 집 마당에선 결혼식이 치뤄지고 혼인 서약이 울려퍼진다. 난장판 분위기의 피로연. 급기야 난쟁이 신부가 도망을 치는데. 한편 일전에 사업 자금을 꾸러 온 마초의 거짓말로 친구가 죽은 줄 알고 있던 그르가. 그는 키다리 손자와 뚱땡이 손자를 데리고 친구의 묘를 방문하러 이 말으로 오고 있던 중 이었다. 오는 도중 길을 잃은 그르가의 마차는 도망치던 신부와 맞딱뜨리게 되고 이 순간 불꽃이 튀는 두 사람이 생긴다. 딱정벌레와 그르가의 키다리 손자. 둘은 운명적인 만남을 감지하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데. 그르가의 등장으로 인해 한때 그의 돈을 떼먹었던 다단은 울며겨자먹기로 여동생과 키다리 손자와의 결혼을 승낙하고, 자레는 사랑하던 마을 처녀와 짝이 지워진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날 밤 그르가마저 세상을 뜬다. 자 이제 자신이 원하던 짝을 되찾았던 이 두 커플은 어찌 될 것인가?

  5. 12세 이상 관람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으며, 3개 부문에서 수상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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