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스완 (School Of Senses, 1996)
영화 속의 여주인공이 안타까우면서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작품이다. 헝가리에서 만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롬인이나 집시 문화권의 국가들이 지닌 애틋하고 뭉클한 감정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이 영화 속의 여자들도 남자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곳저곳 부평초마냥 떠다니는 느낌이다.
국내 비디오 출시판은 무슨 싸구려 에로물처럼 나왔는데, 그렇게 허접하고 수준 낮은 졸작은 아니다. 구슬픈 음악, 다양한 색감을 통해 표현된 커트들, 때로는 과감하면서도 기형적인 구도, 차분한 클로즈업 등이 다양한 감정들을 대변하고 구차한 대사들을 대신하기도 한다. 중반부에 넘어오면서 오히려 여성들의 연대를 강조하는 작품처럼 느껴지게 된다. 조금 과하기도 했지만, 후반부에 두 여성이 홀딱 벗고 한 침대에 누워서 서로를 위로하기까지 한다.
[줄거리]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혼자 살아온 릴리는 호텔 여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유부남인 플레이보이 게리가 접근한다. 끈질긴 구애에 넘어간 그녀는 대번에 그와 여행을 더나게 되고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예쁜 아내와 또 다른 정부까지 있었고 릴리는 심심풀이 상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릴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의 아내가 금발이라는 이유로 자신도 금발을 하고 나타나는 등 끈질기게 그에게 사랑 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그녀는 끊임없는 애정공세를 펼치던 중 자동차 추락 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데......
연소자 관람불가. 헝가리어 제목은 'Érzékek iskoláj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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