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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드라마

D535) 데드 맨 워킹 (Dead Man Walking, 1995)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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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맨 워킹 (Dead Man Walking, 1995)

 

  

  1. 모든 것은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헬렌 수녀는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눈 앞에서 사형수와 마주한 적이 없다. 사형수 매튜는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지만 스스로 무죄를 주장한다. 죽음의 날짜가 다가오지만, 매튜의 눈에는 살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헬렌 수녀는 매튜의 편에 서서 살인 사건에 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매튜에 의해 살해 당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게 된다. 헬렌 수녀의 선택은... 그저 매튜 곁에 있어주는 것 뿐이다.

​  2. 영화를 보는 내내 쉽게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말아야지, 헐리우드 영화들은 으레 배우들의 과장된 감정 연기를 간헐적으로 집어 넣으며 눈물 샘을 자극하는데 성공하니까, 스스로도 영화 속 캐릭터들에 대해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지 말자, 사형수니 사형 제도니 그런 문제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하지 말자 같은 다짐들을 하지만, 왜 영화가 끝나고 났을 때 뭔가 영화에 졌다는 생각이 들까. '데드 맨 워킹'은, 적어도 삶과 죽음의 그 심오한 끝자락 곁에서 단 한 번이라도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그런 뜨거운 감동이 있다. 어느 순간 숙연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뭐한 작품이다.

  3. 특히 영화 속에서 헬렌 수녀와 사형수 매튜의 대화 장면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유리 벽과 창살을 가운데 둔 채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부분들을. (배우 출신이자 수잔 서랜든의 남편이었던) 팀 로빈스 감독은 영리하게도 처음 '컷 투 컷'을 시작으로, 측면 투 쇼트, 심지어 서로의 잔상을 활용한 쇼트까지 다양한 두 사람의 교감 장면들을 선보인다. 흑백이었던 과거의 끔찍한 살인은 결말부로 향하면서 컬러로 변하며, 매튜의 현실과 궤를 같이 한다. 과거에 대한 선명한 기억, 어쩌면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잘못에 대한 인정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사형대에 선 매튜의 눈물이 값진 이유는 이러한 참회의 눈물과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난 이 영화가 대학교에서나 다뤄질 법한 사형 제도 찬반 논란에 관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 안에는 더 큰 깨달음과 화두가 있다. 바로 종교, 삶과 죽음, 구원과 용서 같은 것들이다. 종교적 권위의 변방에 놓인 헬렌 수녀가 죄인을 함부로 용서하지 않고, 죄인의 곁에 선 채 끝까지 그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에서 거룩함이 샘솟는다. 종교는 죄인, 악인 앞에서 자칫 '신성한' 권위를 남용하기 쉽다. '데드 맨 워킹'은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 끝까지 헬렌 수녀를 윤리적, 사회적, 개인적 딜레마를 비롯하여 자기 모순 안으로 몰아넣은 채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내비치도록 한다. 종교의 권위가 누그러지고 오롯한 믿음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런 헬렌 수녀의 모습을 연기한 수잔 서랜든의 눈빛, 눈동자, 차분한 목소리는 단순히 '종교적' 차원을 넘어선 보편적인 힘을 갖는다.

  5. 흑인들에 둘러싸인 헬렌 수녀와 나치 추종자인 매튜를 너무 대조적으로 설정한 부분은 과하지만, 간혹 헬렌 수녀라는 캐릭터를 극적인 감정과 사건, 대사들로 다루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데드 맨 워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라면 한 번 쯤은 마주하게 될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지에 대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고 본다. 용서를 구하는 것, 그리고 용서하는 것. 이처럼 인간에게 어려운 지상의 과제가 과연 어디에 있을까?

  6. [초록창 줄거리] 루이지애너의 흑인 빈민가에서 희망의 집(Hope House)를 운영하는 헬렌 수녀(Sister Helen Prejean: 수잔 서랜든 분)는 어느날 매튜 폰스렛(Matthew Poncelet: 숀 펜 분)이란 백인 죄수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그는 감옥 생활의 외로움과 고통을 달래줄 얘기 상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며 면회가 불가능하다면 편지라도 써달라고 애원한다. 한번도 교도소를 방문한 적이 없는 헬렌 수녀는 교구 신부와의 면담 끝에 그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교도소로 면회를 간다. 매튜 폰스렛은 데이트 중이던 두 연인을 강간한 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 게다가 아주 비열하고, 불량스럽고, 자신의 죄를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쓰레기같은 인간이다. 하지만, 헬렌 수녀를 만난 매튜는 가난 때문에 변호사를 대지 못해 주범은 사형을 면하고 자신만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았을 뿐, 무죄라고 주장하며 도와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수녀로서 감당하기 힘든 결정을 앞에 두고 갈등하던 헬렌 수녀는 무보수로 봉사하는 힐튼 바버(Hilton Barber: 로버트 프로스키 분) 변호사와 함께 항소를 하고, 주지사에게 '사형 제도'의 불합리성을 호소해 보는 등 죽음만은 면하게 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TV에 나오는 잔혹한 살해 현장 장면과 거친 욕설을 퍼붓는 매튜의 기자회견 모습을 보고 마음을 정하지 못한다. 설상 가상으로 그는 히틀러를 열렬히 사모하는 나치 추종자에, 지독한 인종 차별주의자이다. 유죄를 확신하면서도 사형만은 면하게 하려는 바버 변호사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사형 집행일이 결정된다. 사형 집행 6일전, 헬렌 수녀를 찾는 절박한 매튜의 호소로 다시 그를 만난 헬렌 수녀는 매튜로부터 사형장까지 함께 하는 영적 안내자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일은 여자로서는 전례가 없는데다가 무엇보다도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 그를 회개시켜야 하는 힘든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자와 친구가 되려는 그녀를 빈민 지역의 아이들조차 외면하고, 죽은 아이들의 가족들은 그녀를 경멸한다. 그러나,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튜의 청을 수락한 헬렌 수녀는 그로부터 사형 집행일까지 6일동안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7.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후보에 올라 숀 펜이 남우주연상을 비롯하여 4개 부문에서 수상을 이뤘으며, 오스카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잔 서랜든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젊은 시절의 잭 블랙, 존 아브라함스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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