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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드라마

D543) 인력 자원부 (Human Resources, 1999)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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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자원부 (Human Resources, 1999)

 

  

  1. 투박한 영화가 가끔은 매우 끌릴 때가 있다. 망치 같은 단단한 도구로 머리에 직격탄을 날리는 듯한 노골적인 화법이 상처같은 여운을 주기 때문이다. 사회파 영화 감독들의 스토리텔링 화법이 대체로 이러하다. 대표적인 영국의 사회파 감독 켄 로치의 '빵과 장미 (Bread And Roses, 2000)'가 떠오르는 작품이지만, 1년 전에 나온 이 작품은 이 영화만의 문제 의식과 매력으로 똘똘 뭉쳐있다.

  2. 로랑 캉테를 세계적인 거장 반열로 올려놓은 '인력 자원부' 라는 독립 영화는 프롤레타리아 계급과 부르주아 계급의 근원적인 갈등과 그 어중간한 위치에 놓인 한 남자의 고민, 더 나아가 프랑스 사회 및 여러 자본주의 국가들의 산업 시스템이 품고있는 이면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3. 내용 요약: 파리 그랑제콜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고향으로 돌아온 프랑. 고향에 있는 공장에서 인턴 경력을 쌓기 위해 온 것이다. 엘리트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 프랑과 달리, 프랑의 아버지와 고향 친구들이 전부 이 공장의 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다. 양복을 입은 채 출퇴근하기 시작한 프랑은 곧 공장 내의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친다. 바로 공장 측이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게 되면서 몇몇 노동자들이 정리 해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프랑은 정리 해고 대상자에 30년간 근속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4. 몇몇 설정은 충분히 극적일 수 있다. 알고 있다, 하지만 가슴이 뛰고 움직이는 것을 어찌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노동자와 간부 입장에서 그럴 듯하게 균형 배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노동자 측면에서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에게 노동자 친구들, 노동자 가족들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런 가족이나 친구들이 아니라면, 이 영화 속의 주인공은 그렇게 고심할 필요가 없다. 그가 노동 운동의 행동대장으로 돌변한 이유에는 이러한 '정'과 '유대'가 개입되어 있다. 이 부분이 조금 거슬리지만, 오히려 이 부분으로 인해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가 큰 울림을 주게 된다. 'Where is your place?' 즉,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니? 라는 이 대사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는 화이트 칼라, 블루 칼라 계급의 입장을 요약하기에 이른다. 이 작품이 한 편의 극 영화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러한 인물 설정들은 결국 마지막 대사를 통해 돋보이고, 이로써 주인공이 내린 마지막 결정 또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5. 영화는 조명처리가 잘 되지 않은 투박하고 밋밋한 화면들, 고전 영화에서 나올 법한 페이드 인/아웃 전환 기법들을 사용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인서트들로 잡아주는 기계 및 고철 덩어리들은 부품화된 인간들, 정확히 말하면 블루 칼라 노동자들의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을 순간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로랑 캉테 감독의 이러한 '낡아보이는' 필름 스타일 속에는 오히려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색채를 자랑하는 프랑스 영화의 현재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색을 걷어내고 걷어낸 이 그림들 속에는 뚜렷한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 계급 충돌만이 남아 케케묵은 냄새를 풍길 뿐이다.

  6. [초록창 줄거리] 파리의 그랑제콜(엘리트 고등교육기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프랑이 졸업 뒤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고향 노르망디에서 그는 어릴 적부터 봐왔던 아버지가 일하는 공장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게 된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아버지와 달리 프랑은 처음부터 양복을 입고 출근해서 고위층 인사들과 어울린다. 아버지는 작업장의 동료들에게 그를 소개하는데, 아버지 주변의 사람들은 이런 대단한 아들을 둔 것에 놀라워한다. 그는 엘리트 코스의 전형을 밟는다. 의욕에 넘치며, 근로자들을 위해 더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프랑은 자진해서 ‘주35시간 근무제’ 도입에 관한 임무를 맡는다. 그는 이 계획만 성공하면 아버지를 비롯한 노동자들의 여가시간이 좀더 여유로워지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의 생각과 다르다. 처음부터 회사의 노동자연맹은 그의 계획에 반대하는데, 그들의 판단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오히려 임금만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데 그들의 생각이 맞았다. 프랑 역시 자신이 제안한 방식이 도입되면서 부당한 해고자들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 그는 자세를 바꿔 노동자 편에 서서 대대적인 파업을 결행하기로 마음먹는다.

  7. 시애틀 국제 영화제, 산 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데살로니키 국제 영화제, 토리노 국제 영화제, 아미앵 국제 영화제,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제 영화제, 엠덴 국제 영화제 등에서 수상 성과를 거두었다. 불어 제목은 'Ressources huma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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