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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코미디

C1594) 델리카트슨 사람들 (Delicatessen, 1991)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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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카트슨 사람들 (Delicatessen, 1991)

 

  

  1. 마르크 카로와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재기발랄한 코믹 잔혹극 '델리카트슨 사람들'은 프랑스 영화만의 아기자기한 매력과 예상 불가능한 전개가 보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 작품이 처음 소개된 이후,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나 전단지를 통해 여러 번 광고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이 영화는 킬링 타임용 오락물을 찾는 대중들과 까다로운 취향의 시네아스트들을 모두 만족시킬 정도의 구성과 내용, 웃음 요소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초록창 줄거리] 세상이 황폐하고 식량을 못구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사람의 고기를 먹는게 당연시 되는 기묘한 시대. 푸줏간 간판을 내건 한 낡은 건물에 갖가지 성격의 사람이 살고 있다. 어느날 전직 서커스 광대 출신인 루이종이 푸줏간 주인이 낸 광고를 보고 찾아온다. 잡일 인부로 채용된 루이종은 계단에서 우연히 푸줏간집 딸 줄리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 가까워 진다. 푸줏간 주인은 루이종을 계속 죽일 음모를 꾸미고 루이종은 매번 위기를 모면한다. 위기를 느낀 줄리는 지하세계의 지하인간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한편 푸줏간 건물의 세입자들은 굶주림에 지쳐 푸줏간 주인과 함께 루이종을 죽이러 나간다. 사람들에게 쫓긴 뤼종은 쥴리와 함께 목욕탕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고, 함께 옷을 벗어 배기구와 틈새를 틀어막아 목욕탕 안 가득히 물을 채운다. 급기야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와 목욕탕 문을 열던 사람들은 오히려 맹렬하게 밖으로 터져 나오는 물에 휩쓸려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 분노에 치를 떠는 푸줏간 주인. 나락은 건물이라 중앙 바닥이 무너져 내린 목욕탕에서 간신히 변기를 붙자고 매달린 뤼종을 향해 그는 목욕탕 아랫층에서 뤼종을 향해 도살용 칼을 던지지만 빗나가고 때마침 트로글리디스트에게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쁠뤼스가 뤼종의 부메랑을 건넨다. 푸줏간 주인은 다시 한번 뤼종을 향해 힘껏 부메랑을 던지지만 부메랑은 다시 돌아와 자신의 이마에 꽂히고 만다. 건물의 옥상, 상황은 정리되고 처음 뤼종과 쥴리가 함께 연주하던, 단조롭지만 애조를 띤 음악 소리가 흘러 나온다. 뤼종과 쥴리가 평화롭게 톱과 켈로의 이중주를 하고 있고, 그 옆에서는 따삐오까 부부의 두 아들이 이들의 연주를 흉내내고 있다.

  3. 영화는 골 때리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포칼립스 이후 음식과 돈이 극도로 귀해 인육까지 먹어야 할 처지의 사람들. 델리카트슨 정육점이 위치한 낡고 허름한 빌딩에 서커스 출신의 뤼종이 오게 된다. 정육점 주인의 횡포가 극심한 이 곳에서 뤼종은 정육점 주인의 딸 줄리와 사랑에 빠진다. 뤼종과 줄리는 정육점 주인의 독재를 막고 사랑에 성공할 수 있을까?

  4.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상상력과 음악을 활용한 리듬감이 뛰어난 작품이다. 천장을 페인트 칠 하는 뤼종이 규칙적으로 내는 소리, 줄리의 악기 연주 소리, 침대 스프링 소리, 아줌마가 이불의 먼지를 터는 소리,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는 소리 등의 리듬 변주를 통해 긴장감을 형성하고, 이러한 화음->불협화음이 곧 정육점 주인의 비명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복선 깔아놓기'가 아주 정교하고 훌륭하다. 이런 식의 리듬감은 뤼종의 등장과 함께 나름 조화를 모색할 수 있는 포스트-아포칼립틱 시대의 작은 희망처럼 들리기도 했다.

  5. 영화는 불쑥불쑥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클로즈업이 많은 편이다. 이런 클로즈업들은 대체로 과한 조명 안에서 현실을 왜곡하는 느낌들을 준다. 아포칼립스 이후라는 점에서 이런 기이한 장면들은 군집을 이루어 나름의 의미를 전달한다. 인간의 도덕성이 결여된, 독재와 군림, 횡포의 시대 안에 놓인 사람들, 물건들, 공간들의 변질을 전달하는 셈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아포칼립스 이후의 델리카트슨을 그리고 있지만, 오늘날의 현실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단순히 이 작품을 재기발랄한 공상 과학 코미디로 치부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6. 프랑스식 유머와 코미디를 제대로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작품이다. 자살하는 여자가 등장하는 장면들, 트로그들이 모여있던 지하수 통로 등도 생각이 난다.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을 주제의식으로 담고 있지만, 눈썰미 있는 영화 팬들이라면 그 이면에 담긴 다른 정치, 사회, 문화적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카고 영화제 그랑프리, 도쿄 영화제 금상, 스톡홀름 영화제 노미네이트 등 여러 영화제에서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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