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코미디

C1610)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Leningrad Cowboys Go America, 1989)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8. 7.
728x90
반응형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Leningrad Cowboys Go America, 1989)

 

  

  1.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로큰롤 여행 코미디물이다. 로드 무비 형식의 이 영화는 감독 특유의 절제된 대사가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이한 작품이다. 황량한 툰드라 지대에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폴카 연주를 하던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밴드. 이들은 미국에 자신들의 존재와 노래를 알리기 위해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여차저차 뉴욕까지 도착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는 팔리지 않을 음악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모욕을 당한 채 멕시코를 향해 떠난다. 멕시코에 도착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는 미국과는 다른 멕시코의 푸근한 정서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자신들의 음악을 진정으로 알리기 위한 연주를 시작하는데...... 

  2. 자본주의의 이면, 대량 유입되는 서구 문화, 이로 인한 전통 가치의 붕괴 등을 비판하는 핀란드 코미디물. 감독의 개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영화의 색깔 역시 뚜렷하다. 스틸 사진들만 봐도 알 수 있는 저 독특한 헤어스타일. 감독이 주구장창 물고 늘어지는 밴드의 개성, 다르게 말하면 대중 문화에 잠식되지 않은 고유하고 독창적인 개성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개성은 뉴욕에서 절대 팔리지 않는다. 트렌드의 메카인 뉴욕에서 이들의 개성은 상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천대 받는다. 이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자들에게 '아메리칸 식 개성'을 가지라는 핍박처럼 들리기도 한다. (초반부터 밴드 팀원들에게 '영어'를 써야한다는 대사가 이 영화의 비판 대상을 잘 보여준다.)

  3. 하지만 감독은 꿋꿋하게 '레닌그라드 카우보이'의 스타일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굳이 그들의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없다. 그들의 스타일이 먹히는 장소가 있으니 말이다. 그 장소를 멕시코로 설정한 점이 흥미롭다. 미국과 경계선 하나 띡 그은 채 전혀 다른 삶과 문화,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나라, 어찌 보면 오명과 악명이 공존하는 나라에 개성이 포용되는 푸근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미국에 대한 환상에서 조금이라도 깨어나길 바라는 감독의 의도가 담긴 설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4.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주특기인 '황량한' 클로즈업과 흥겨운 밴드 음악들을 질리도록 만날 수 있다. 관을 차 위에 실은 채 행진을 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일종의 장송곡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과 개성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작은 반항으로 읽혔으며, 이러한 행진조차 미국 경찰에 의해 제지 당하는 모습이 슬프면서도 퍽 웃겼다. 왜냐하면 바로 다음 장면이 철창 안에 목각 같은 자세로 갇힌 카우보이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두 장면의 대조가 자아내는 아이러니한 웃음이 어떻게 보면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또는 토드 솔론즈 감독 등)이 구사하는 유머스러운 스토리텔링 화법인 셈이다.

  5. [초록창 줄거리] 황량하기 그지없는 핀란드 북부의 툰드라 지대에서 활약하던 세계 최악의 밴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핀란드의 실제 밴드 '슬리피 슬리퍼즈' 분). 그들의 형편없는 연주를 들은 흥행업자는 미국에나 건너가 보라고 권한다. 세상에서 가장 썰렁한 국제 공항을 떠나 아메리칸 드림을 향한 장도에 오르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그리고 그 뒤를 레닌그라드 카우보이의 유일한 열성팬 이고르가 그림자처럼 뒤쫓는다.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나 양키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해보자고 제안하던 미국의 흥행업자들은 이들의 음악을 듣고 난 뒤 실망하여, 멕시코에서 열리는 사촌의 결혼식에서나 연주를 해보라며 쫓아 보낸다. 졸지에 길거리 신세가 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록큰롤이라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이들은 매니저의 지시 대로 열심히 공부한 끝에 다음번 연주에선 멋진 록큰롤 연주를 선보인다. 중고차를 한 대 구입한 후 멤피스, 뉴올리온즈, 텍사스를 거치면서 그들의 레파토리는 록큰롤, 컨트리 뮤직, 하드록 등 점차 다양해진다. 여행 도중, 오래전 헤어진 사촌을 만나기도 하고, 남몰래 돈을 착복하는 매니저에게 반란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고달픈 대륙 횡단을 끝낸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밴드 단원들에게 멕시코는 인간미가 남아있는 일종의 낙원이다. 그들의 노래가 멕시코 인기가요 톱 10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6. 중학생 이상 관람가.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라는 밴드 명이 흥미롭다. 툰드라 지대에 카우보이라니. 몰락한 공산주의와 허상에 가득 찬 자본주의 및 아메리칸 드림을 떠올리기에 적합한 팀 명이다.    

 

* 재고/거래 관련 문의는 공지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