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94) 작은 신의 아이들 (Children Of A Lesser God, 1986) - 재고 없음

작은 신의 아이들 (Children Of A Lesser God, 1986)

 

  

  1. 이 세상의 모든 소리들을 들을 수 없다면 그것은 정녕 어떤 기분일까? 여기 '작은 신의 아이들' 이라는 영화 속에는 아무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한 여자가 사랑의 소리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실제 청각 장애인인 마리 매트린은 이 영화로 당당하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간의 모든 주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2. 농아들이 모인 학교에 새로 발령을 받은 제임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는 제임스이지만, 학교 청소 직원이자, 역시 청각 장애인인 사라만큼은 제임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학교 측으로부터 사라가 뛰어난 수재였음을 알게 된 제임스는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거부하는 사라에게 자신이 가르치는 농아 교육을 실천하려고 하지만 사라의 반발심은 오히려 더 강해질 뿐이다.

  3. 독한 연기파 배우 윌리엄 허트가 사라 역의 말리 매트린을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 특히 청각 장애인의 세계와 교감하기 위한 윌리엄 허트의 수화들, 표정들, 행동들이 관객들을 이 극에 자연스럽게 동참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스카 연기 부문 수상 영화답게, 영화 후반부에는 폭발적인 연기 지점들이 도사리고 있다. 청각 장애인이 침묵 속에서 손만 가지고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억지로 음성을 쥐어 짜내고 모든 감정을 전부 소모해 버려야 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말리 매트린의 수상은 너무 당연했을 터이다. 말리 매트린의 아름다운 외모가 더욱 빛이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영화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청각 장애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청각 장애인이 한 남자를 통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이다. 영화가 담고 있는 그 취지가 좋다. 기술적인 테크닉이 평범하더라도 충돌하는 전혀 다른 두 세계의 교감 및 조화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실제로 몇몇 장애인에겐 장애인들만의 세계가 있을 것 같다. 몇몇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TV나 길거리에서 지나치면서 아주 잠깐 "불쌍하고 안타깝다" 라는 생각이 들거나 아예 아무런 생각이 안 드는 것처럼, 몇몇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세계 역시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이러한 '마음의 문'이 닫힌 지점에서 나지막한 '소리'들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야밤에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를 예측하는 사라의 몸짓, 음악을 들으며, 들리지 않는 척 스스로 청각 장애인이 되보기 위해 노력하는 제임스의 몸짓에서 화해와 믿음의 순간들이 재생되는 것이다.

  5. 물론 영화는 제임스와 사라의 연애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다른 농아들, 농아 학교와의 갈등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느껴진 점, 중요한 감정선이 나타나는 장면마다 제임스가 사라의 말을 통역하듯 연기해야 하는 부분 등은 조금 아쉽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로서만 봤을 때에는 아주 훌륭한 편이다. 수영장 물 속에서 정사를 나누는 두 주인공의 장면은 이 영화가 가진 주제와 가치, 복선 등을 모두 보여주는 대단한 장면이다. 한 명은 옷을 벗은 채, 한 명은 옷을 입은 채, 나지막한 소리가 들리는 물 속에서 함께 옷을 벗게 되는 설정, 고립된 수영장이 제공하는, 서로밖에 의지할 수 없는 온전히 불편한 환경 등은 영화의 주제의식과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렇듯 캐릭터와 영화적 환경의 힘이 센 작품이다.

  6. [초록창 줄거리] 외딴 항구 도시에 청각 장애자의 학교 선생으로 부임해온 제임스리는, 열성적 교육으로 학교측과 학생으로부터 신임을 받게 된다. 그러던 중, 제임스는 자신의 껍질 속에서 벗어나길 한사코 거부하는, 청소원인 졸업생 사라를 만나 애정을 느끼게 된다. 수영장에서 신실한 침묵의 세계의 교감을 느낀 후 그것을 계기로 동거에 들어간 제임스와 사라는, 수화와 눈빛만으로도 충만된 생활을 보낸다. 그러나 말을 가르치려는 제임스의 노력에 반발한 사라는 집을 나와버린다. 그녀가 떠난 후에야 진정한 언어의 의미를 깨닫게 된 제임스는, 그녀를 찾아갔으나 정작의 만남은, 학생들을 위한 파티가 있던 밤에 이루어진다. 제임스와 사라의 새로운 사랑은 다시 타오른다.

  7. CIC 출시.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오스카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2개 부문 수상 및 황금곰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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