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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드라마

D512) 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1997)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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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1997)

 

  

  1. 아르헨티나, 홍콩의 반대편. 이국적인 낯선 땅에서도 주체할 수 없는 젊음. 남남 커플인 보영과 아휘.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에서 순간적인 이별을 선택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빈민 구역의 탱고 바에서 호객 행위를 하며 살고 있는 아휘. 보영은 다시 시작하고 싶다, 아휘와.

  2.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한 대담하고 감성적인 화면들이 두 중국 톱 스타의 금기시 되는 러브 스토리의 서막과 끝을 알린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들 중에서 필견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놀라움과 발견들은 실로 크다. 단순히 남남 커플의 헤어지고, 만나고, 그리워하는 식의 사랑 방정식 외에도 영화가 들려주는 솔직한 속삭임들에 마법 같은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음지의 검은 빛깔로 드리워진 이 사랑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들 전부 한없이 희망을 놓지 않고, 꿈을 꾸며 외로워하는 존재들임을 발견하는 순간, 이 영화가 위로하는 힘이 실로 크다는 것이다.

  3. 때론  왕가위 감독이 지나친 허세에 들렸나 싶을 정도로 스타일리쉬한 화면들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홍콩 영화의 새로운 면모이기도 하다. 처음 20여분 가량 지속되는 흑백 영상들은, 으레 연인들의 구질구질한 만남과 과거지사를 포개놓은 기분이다. 이후 다시 잘 해보려는 보영과 아휘의 불안한 로맨스가 다시 컬러 영상으로 펼쳐지는데, 그 색감은 짙었다가, 뿌옇다가, 블루였다가, 오렌지였다가, 세피아 톤이었다가, 레드였다가, 그린이었다가를 왔다 갔다 한다. 거기에 수시로 바꾸어 쓰는 렌즈와 필터들, 중반 이후에 가서야 등장하는 저속, 고속 촬영들까지 생각하면 이 영화의 파란만장한 개인 애정사는 비단 두 남자들의 (정확히 말하면 장첸까지 세 명의 남자들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일본 점령 이후 섬 나라로서 수많은 파란만장을 겪어 중국 주권 회복과 함께 그 존재를 널리 알린 홍콩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동 떨어져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들고 외로운 수난사, 그 어떤 다른 중국 도시들보다도 '중국' 같지 않은 정체성 불분명한 홍콩의 러브 스토리란 바로 '해피 투게더'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4.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음악과 영상에 취한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참 주옥같은 선율들이 많이 흐른다. OST를 찾아보게 되는 영화가 바로 이런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장국영의 '휘발성' 모습들을 지켜보는 일이 참 먹먹한 기분을 가져다 준다. '해피 투게더'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도 친숙한 고 장국영의 살아 생전 모습이 정말 매력적으로 담긴 영화들 중 하나이기에, 그 슬픔과 우울감이 더 큰 것 같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장국영의 팬들이라면 꼭 이 작품을 통해 장국영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왠지 이 영화 속 아휘의 대사들이 실제 장국영이 가슴 깊이 묻어놓았던 말들을 전부 분출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랬다.  

  5. [초록창 줄거리] 남미의 쌀쌀한 초여름, 홍콩의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거리는 새벽이 밝도록 흘러나오는 네온 간판의 화려한 불빛으로 아름답다. 그 환한 불빛 아래엔 애절한 선율에 맞춰 춤추는 탱고 무용수의 정열적인 몸놀림과, 아르헨티나의 음지에서 부유하며 살아가는 이민자의 환영받지 못하는 사랑이 있다. 보영과 아휘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홍콩을 떠나 아르헨티나로 온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보영은 아휘를 남겨둔채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아휘는 언제까지나 보영을 기다린다. 어느날 흠씬 두들겨 맞아 만신창이가 된 보영이 찾아오고 아휘는 말없이 그를 치료한다. 보영은 아이처럼 아휘에게 기대고, 아휘는 보영이 차라리 낫지 않았으면, 그래서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처가 아물자 보영은 아휘를 떠나간다.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연인을 붙잡을 수도, 떠나보낼 수도 없는 아휘는 결국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짧은 이별을 뒤로 한 채 내일로 향한 도로에 서는 아휘.

  6.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에 들르고 싶을 것이다. 광활하면서도 으스스한 폭포 소리가 누군가의 아픔과 과거를 그대로 집어 삼킬 것만 같기 때문이다. 모든 걸 털어놓고 다시 폭포를 떠나는 순간, 그 누군가의 머리 위로는 구름 사이 잠깐 드러나는 춘광사설이 반짝이지 않을까. 연소자 관람불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으며,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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