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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드라마

D510) 트러스트 (Trust, 1990)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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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Trust, 1990)

 

  

  1. 괴짜 감독 할 하틀리 감독의 작품들도 재미있는 것들이 꽤 많다. 그중 '트러스트' 라는 작품은 임신 사실을 알린 직후 집에서 쫓겨난 고등학생 소녀 마리안과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기계 수리공 매튜 간의 사랑 및 신뢰를 그리고 있다. '모던' 러브는 당연히 계획된 임신과 결혼을 수반하기 힘들다. 주인공 마리안 역시 이성보다는 감성이 좀 더 앞섰을 뿐이다. 무계획 임신 후, 남편은 떠나갈 수 있다 쳐도, 엄마인 그녀마저 아기를 버려야 하는가? 사실 상 심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매튜의 사연 역시 '모던' 직장에서는 별로 용납하기가 힘들다. 기계적인 대량 생산만이 용인되는 물질 만능주의 사회 속에서, 사람 손으로 대충 대충, 빨리 빨리, 기계처럼 일만 하는 것은 사실 상 별로 생산적이지 못하다. 매튜는 이런 면에서 사회 부적응자이지만, 어찌 보면 그 누구보다도 진정한 사회적 화합에 걸맞는 가치관을 지닌 자이다.

  2. 영화는 이처럼 사회에서 도태된, 암울한 두 남녀의 우여곡절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랑이라기 보다는 제목처럼 신뢰, 트러스트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신뢰가 어떤 지점에서 형성되는지를 소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며, 그저 불 붙은 로맨스보다는 두 사람 간의 신뢰가 오히려 위안과 행복, 평화를 줄 수 있다는 일상적인 삶의 교훈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3. 영화는 다소 연극적인 표정과 눈빛들, 의도적으로 배치된 인물들, 대비가 극명한 색깔들, 효과적으로 사용된 명암과 푸른 조명, 몰입감을 높여주는 음악을 통해 총체적으로 봤을 때, 일상적이면서도 기이한 현대인들의 초상을 담아내는데 성공한다. 사실 이러한 영화적 스타일의 집합이 곧 할 하틀리 감독의 주특기이기도 하다. 나름 예측 불가능한, 그러나 썩 유쾌하지는 않은 결말을 제시하는 것도 할 하틀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일 것이다. 하기야, 도태된 자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이 있을까. 어찌 됐든 간에,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사회 부적응자들을 향하고 있다는 점은 왜 '트러스트'를 비롯하여 감독의 다른 작품들이 계속해서 영화제 러브 콜을 받고, 전 세계의 많은 영화 팬들에게 사랑 받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4. 선댄스 영화제 각본상 수상. 추가로, 이미 고인이 된 애드리안 셸리의 명복을 함께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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