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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드라마

D527) 맘마 로마 (Mamma Roma, 1962)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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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 로마 (Mamma Roma, 1962)

 

  

 

  1. 가끔씩 전혀 '파졸리니'스럽지 않은 작품들과 만날 때마다 흠칫 놀라게 된다. '맘마 로마'도 그런 면에서 놀라운 작품이다.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투박하고 노골적인 여타 작품들과 구별되는 세련된 이탈리아 클래식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모성애를 다룬 영화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자식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은 모두 같다. 네오리얼리즘 작품들의 계보를 잇는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맘마 로마'는 그 어떤 다른 모성애를 내비친 작품보다도 가장 단촐한 화면 구성을 통해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낳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2. 한때 매춘부로 일했던 맘마 로마(안나 마냐니)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시장에서 야채와 과일을 팔기 시작한다. 매춘부로 일할 때 시골 집에 맡겼던 16살 아들 에토르를 애지중지 여기는 맘마 로마. 하지만 에토르는 엄마의 기대와 달리 불량배들과 어울릴 뿐이다. 맘마 로마의 포주로 있었던 카르미네가 완전한 자유를 찾고 싶으면 돈을 내라면서 그녀를 괴롭히자, 맘마 로마는 그 돈을 벌기 위해 다시 매춘부 일을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소식을 비롯하여 엄마의 매춘부 과거를 알게 된 에토르는 점점 미쳐가는데......

  3. 영화를 통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상당히 고정된 카메라 워크다. 고정된 카메라 속 렌즈로 바라본 영화 속 세상은 마치 누군가를 꽉 붙잡고 똑바로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피사체들이 화면 중앙을 향해 맞춰져 있으며 카메라 워크도 거의 없다. 영화는 대부분의 정서 전달을 배우의 연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영화가 이토록 카메라 워크에 인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네오리얼리즘 운동의 성격과 관련하여 살펴볼 수밖에 없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당시 이탈리아 사회가 안게 된 전쟁의 부작용과 빈곤, 실업, 폭력 문제 등이 화려하고 멋스러운 기교보다는 차라리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적 경향을 이루도록 한 것 같다. 실제로 그 당시 감독들은 파시즘 정권의 억압된 예술 환경과 빈곤한 상황 아래에서 몽상가다운 터무니없는 방법이 아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선택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파시즘 정권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던 파졸리니 감독은 영화 속에서도 이러한 노선을 살짝 살짝 엿보이며 최대한 현실을 조명하기 위해 애쓴다. 이를 위해 감독은 고정된 카메라 워크 이외에도 육성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거의 무시된 음향 효과와 삭막한 배경, 절제된 동선, 무명 배우들의 열연, 자연광의 효과적인 사용 등을 자랑이라도 하듯 일관되게 나열하고 있다. 더불어 전쟁 이후 망해가는 이탈리아 및 낡아 빠진 권위 의식을 은유하는 몇몇 상징물들의 나열 역시 돋보인다

  4. 마지막 장면은 가히 감동적이다. 동료 과일 장수와 수레를 끌고 가는 이 장면은 아들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처절할 정도로 절제된, 몹시 가슴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 영화 같았으면 아들에게 사준 오토바이를 보고 난 뒤 그대로 수레를 내팽개친 후 길바닥 위에서 절규하는 엄마를 그렸을 것이다. '맘마 로마' 속의 엄마는 그 장면에서 단 한 번의 눈길을 주고서는 다시 원래처럼 수레를 끈다. 영화가 지닌 이러한 동작의 절제는 인물의 내면을 극대화시키는 새로운 영화적 소통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단지 영화적인 관점을 떠나서, 그 장면을 보고 울적했던 감정이 폭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슬픔이나 감정에 무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단언할 정도이다.

  5. [초록창 줄거리] 맘마 로마(안나 만냐니 분)는 포주인 카르미네(프랑코 시티 분) 밑에서 일하던 매춘부다. 카르미네가 결혼하여 시골로 내려가면서 잠시 자유를 찾은 맘마로마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계획하고,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 가게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시골집에 맡겼던 16살 된 아들 에토레(에토레 가로폴로 분)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된다. 최하층의 삶을 살고 있는 엄마는 아들만은 소시민의 환경에서 살게 되기를 바랬지만 카르미네는 다시 일하러 나오던지, 아니면 완전한 자유를 위해서는 200,000 리라의 몸값을 내라고 한다. 맘마 로마는 돈을 구하기 위해서 다시 거리의 여자가 되고, 아들 에토레는 엄마의 바램과는 달리 친구들과 함께 절도를 하는 등 나쁜 일에 빠져든다. 아들이 식당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것 같이 좀 건실한 일을 하기를 원했지만, 아들은 엄마의 의지와는 달리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맘마 로마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신부와 의논을 하고, 아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자신의 창조물에 책임을 다하라고 충고를 듣는다. 맘마 로마는 동료의 소개로 아들을 레스토랑에 취직시키고, 모처럼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것도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카르미네가 부인과 헤어지고 맘마 로마에게 돌아와서 같이 살기를 원했기 때문. 할 수 없이 맘마 로마는 낮에는 장사를 계속하고, 밤에는 거리로 나가 매춘을 하게 된다. 맘마 로마는 신부의 충고가 머리 속에 맴돌았고, 자신의 근본과 부모님, 자신의 사회적인, 내면세계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편, 아들 에토레는 여자친구인 부르나로부터 엄마의 과거에 대해 듣고 좌절에 빠진 그는 일자리를 그만두고, 전처럼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게 된다. 어느 날 그는 병원에서 라디오를 훔치려다가 들켜 총을 맞고 붙잡혀 병원에 감금되고, 침대에 묶여서 격심한 불안과 열이 있는 가운데 고통 속에서 죽어간 것이다. 맘마 로마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고 말을 못할 정도의 충격을 받게 되는데...... 참고사항. 거리의 부랑자로 커 가는 아들과, 그 아들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매춘부 이야기가 황량한 로마 교외를 무대로 펼쳐진다. 비스콘티의 <벨리시마> 등에서 신화적인 어머니 상을 보여준 안나 마냐니는 이 작품에서 다시 한 번 신들린 듯한 연기의 경지를 보여준다.

  6. 응원하고 싶다, 맘마 로마를, 이 시대의 어머니들을.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으며, 2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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