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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드라마

D528) 밤과 안개 (Night And Fog, 1955)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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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안개 (Night And Fog, 1955)

 

  

  1. 거장 알랭 레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32분 가량의 단편 영상이며, 편의 상 드라마 장르로 분류한다. 전쟁 경험 및 수용소 경험이 있었던 장 카이롤은 이 영화의 코멘터리에 직접 참여해 침착한 목소리로 당시 상황들에 대해 증언한다. 그의 내레이션은 얼핏 문학적이며, 나치에 관련된 끔찍한 기록 영상 및 스틸 사진들과 맞물려 더욱 더 큰 대조를 이룬다. 이후에도 계속 2차 세계 대전에 관한 영화를 작업했던 장 카이롤을 생각하면, 그나마 이 영화 속의 모습들과 내레이션에는 신빙성이 있다.

  2. 영화는 제 2차 세계 대전이 막을 내리고 몇 년 후가 지난 나치 수용소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허허벌판에 수용소가 들어섰을 당시부터, 유태인들이 수감되었을 적의 상황들, 이후 벌어졌던 참담한 수용소 생활과 막바지 단계의 모습들이 1955년, 현재 시점의 화면들과 교차된다. 이 영화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을 교차 편집하여,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악몽의 홀로코스트를 현재 시점까지 끌고 오는데 성공한다. 물론 이 현재 시점은 2015년,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지금에서야 이러한 교차 편집 기법이 유물같은 편집 기법으로 전락했지만, 당시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관객들이라면 그 충격이 나름 컸을 것으로 보인다.

   3. 흑백 기록물 속의 나치 수용소가 장면 전환에 따라 컬러로 도색 됐을때, 끔찍했던 악몽의 기억이 금방이라도 재현될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트랙 쇼트를 통해 최대한 폐허가 된 수용소를 길게 따는 촬영자의 시선 역시 과거의 기억에 관하여 잠깐 스치듯한 인상을 주기는 힘들다. 이 영화 속의 컬러감은 다소 섬뜩하게 다가오는데, 그 이유로는 아무래도 인물이 하나도 없는 컬러 배경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괴된 거처를 보는 듯한 이 스산한 풍경들 속에서 과거-현재로 연결되는 현재 진행형 역사의 암담한 미래가 깃들어 있다.

  4. 타임 캡슐을 타고 악몽 속으로 여행한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 '밤과 안개'를 다 보고나면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시종일관 영화 안을 떠도는 얼굴 모를 화자의 목소리가 다소 강압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 순간 '난 최면에 빠지지 않을 거야' 같은 저항의 욕구가 순간 순간 치밀어 오른다.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보면 항시 그런 순간에 맞닥뜨린다. 철저한 사실 위주의 영상에도 불구하고 편집과 후반 작업, 내레이션을 거치면서 하나의 거짓 혹은 선전으로 변모해 버릴 위험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 '밤과 안개'가 물론 거짓 영상이나 선전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허나 조금 더 설득력을 가지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화법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5. [초록창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10여년이 지나 버려진 수용소의 현재 모습은 흑백의 기록화면으로 이어진다. 12년 전 빈 들판엔 수용소 건설이 진행되었고 ‘밤과 안개’ 작전으로 유대인들이 수감되기 시작했다. 영화는 흑백의 과거를 현재의 컬러 화면과 병치시키며 기억의 문제를 끄집어내 인간 역사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주려 하였다. 내레이션은 전쟁과 살육의 공포가 기억 속에서 무디어지기는 했지만, 그 공포를 조성했던 인간들의 잔혹성은 끝나지 않았으며 또 어디선가 다른 폭력들이 이어지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6. 카를로비바리 국제 영화제 다큐멘터리상 수상. 장 비고상 단편영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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