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H464) 라쏘 (Lasso, 2017) - 재고 없음

라쏘 (Lasso, 2017)

 

  

  1. 아직은 이 영화에 대한 후기나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발음을 표기에 따라 적은 '라쏘' 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소개한다. 이 제목은 추후에 영화제 상영 제목이나 극장 개봉명에 따라 업데이트 및 수정될 수 있다.

  2. '라쏘'는 근래 본 호러 영화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디 카운트가 풍성하고, 데스 신이 지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눈살이 찌푸려지는 고어 장면과 답답한 남자 주인공 캐릭터 때문에 가끔 쌍욕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욕설과 과몰입 역시 영화가 관객들을 그만큼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3. 내용 요약: 핵켓 랜치(Hackett Ranch) 라는 동네는 로데오 경기로 나름 알려진 미국의 숨겨진 시골 마을로 연례 행사처럼 경기 시즌에 맞추어 마을이 시끌벅적해지는 때가 있다. 이 시즌에 맞추어 마을을 방문한 소규모의 노인 관광 부대. 노인들을 모시고 가이드를 진행하는 사이먼은 마을의 분위기부터 시작해서, 투덜대는 노인들, 마음 안 맞는 동료까지 모든 것이 불만스러울 뿐이다. 축제와 행사가 끝나고 일순간 조용해진 마을. 투어 일행 중 한 명인 릴리안의 부탁으로 그녀의 브러시를 찾아 경기장을 거닐던 중 마을 축제에서 만났던 카우보이의 습격을 당한다. 이후로 눈을 떠보니 자신을 비롯해 축제에 참여했던 기수, 로데오 퀸 등이 마을 감옥에 갇혀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과 함께 투어를 진행했던 노인 관광 부대도 전부 실종된 상태. 사이먼 일행은 마을을 빠져나오기 위해 단체로 비밀스럽게 행동하지만......

  4. 고령화가 이미 진행 중인 미국 사회를 감안했을 때, 노년의 배우들이 마음껏 연기와 기량을 뽐내는 헐리우드가 많이 부러운 순간이 있다. 바로 이런 영화를 만나는 순간이다. 공포 장르 속에서 노년기의 배우들이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모습만 봐도 그저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특히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데스 신을 선보이는 '버드' 역의 몰리 굿드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노인 일행들 중에서 그녀의 캐릭터는 릴리안 역의 카렌 그라즐과 더불어 가장 입체적이고 또 개성도 넘친다. 나이 불문, 성별 불문, 배우의 열정이 점철된 찐 호러물로 최근에 쏟아져 나온 무더기 졸작 호러 영화들에 질린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5. 양팔을 잃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을을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는 상남자 중의 상남자 에니스 또한 인상적인 캐릭터 중 한 명이다. 그를 보고 있자면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 드는데, 이런 관객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에니스는 두 다리와 몸으로 저항해 '살아있음'을 증명하려고 한다. "원래 나는 한 쪽 팔이 없이 태어났어." 에니스의 주옥같은 대사는 이러한 저항적인 모습과 달리 제법 농담처럼 다가온다. 

  6. 왜 하필 로데오 경기가 진행되는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가 진행됐을까? 흥미로운 물음이 아닐 수 없다. 카우보이, 승마, 로데오 경기, 말발굽 소리, 힘 자랑 기계...... 그간 미국 사회의 남성중심주의를 상징해왔던 그 고유의 문화에 맞서는 일행들이 전부 여자, 노인, 장애인, 트랜스젠더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토록 미국이 우상시해왔던 카우보이들은 스테로이드제 같은 것을 맞으면서 인간답지 않은 괴력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할 뿐이다. 어찌 보면 감독의 의도는 이러한 '힘', '권력', '근육' 숭배 문화를 비판하고 무너뜨리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7. 미국 내 소규모 호러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을 정도로 장르성 하나는 인정받았다. 현대적인 카메라 워크와 촬영 기법이 개인적으로 별로였다면 별로였다. 후반부의 뻔한 전개 역시 이 영화의 단점이지만 다른 모든 요소와 장점들을 고려했을 때 근래에 봤던, 그리고 근래에 출시된 많은 호러 영화들 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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