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Crocodile, 1996)
1. 참고로 고인이 된 김기덕 감독의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지지하고 싶지도 않고, 그의 영화들을 다시 감상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이전에 감상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에 대해서만 블로그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악어'도 그중 하나다.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으로 조재현, 전무송, 안재홍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서 공모전에 당선한 김기덕 감독은 상징적이면서도 과감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세계에서 먼저 주목받기 시작했다.
2. 이름하여 악어, 한강물에 뛰어든 변사체를 몰래 숨긴 뒤 유가족들에게 팔아넘기며 돈을 챙기는 건달. 어느 날, 강간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아 자살하기 위해 뛰어 든 현정 역시 악어의 먹잇감이 된다. 현정은 악어의 성적인 노리개가 되지만, 이러한 현정을 악어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는 껌팔이 소년이 지켜준다. 악어의 모진 행동에도 불구하고 현정은 악어에게서 인간애를 느끼고,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는데......
3. 악어라는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흥미로운 작품이다.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사람을 낚아 되파는 설정은 현대 사회의 자살이라는 현상을 자본주의 부작용과 엮어 나름 심각하게 진단한다. 지저분한 한강변에 모여 '군'을 형성하는 밑바닥 사람들은 그들만의 애환과 생존 본능을 미약하게나마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 탓인지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가 조금은 극적이고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측면도 적지 않다. 악어를 제외한 우 노인과 껌팔이 소년, 그리고 현정이라는 캐릭터는 악어에게 있어서 마치 악어새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즉, 밑바닥 인생 속에서도 약자와 강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세계에서 나름 감정적인 공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요상한 삶의 진풍경이다.
4. 뒷부분에 나오는 살인 누명 얘기가 조금 붕 뜬 느낌이며, 애인때문에 물에 뛰어든 현정이라는 캐릭터의 사연과 내면 연기가 그리 공감할 수준은 아니다. 뒤에 나타난 현정의 애인 역시 조금 일차원적으로 그려진다. 작가 감독의 아주 뛰어난 데뷔작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변두리에 내몰려 물과 뭍을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래 한국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려고 했던 점은 눈길이 간다고 할 수 있다. 강물 속 갤러리를 만들기 위해 헤엄치는 악어의 모습 등 지금의 김기덕 감독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몇몇 용감한 장면들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고되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인간적인 가치들을 추구하는 영화로 세상을 향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묻어있는 셈이다.
5. [초록창 줄거리] 한강에서 자살한 시체를 숨겼다가 유가족들에게 돈을 뜯어내고 사는 악어는 어느날, 집단 강간의 충격으로 자살하려던 현정을 살려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데 이용한다. 현정을 괴롭히는 악어를 죽이려는 앵벌이 소년, 악어의 감시속에 길거리에서 껌을 파는 고아 소년은 현정에게 엄마같은 정을 느끼게 되고 그녀를 괴롭히는 악어를 죽이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자판기 안에서 커피를 파는 우노인. 또한 한강변에서 깡통을 팔아 푼돈을 벌어 살아가는 우노인은 철거되는 자판기를 얻어 새로운 장사를 시작한다. 현정은 처음으로 악어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고 악어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주며 사랑을 나눈다.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에 악어는 눈물을 짓는다. 그리고 악어는 한강을 떠났다. 현정은 다시 죽음을 택하고 그런 현정을 구하러 한강에 뛰어든 악어는 자신과 현정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다. 그러나, 죽음 직전에 잠시 악어는 살려 욕망에 수갑에서 손을 빼려하지만 끝내 붉은 피만 한강에 떠오른다.
6. 연소자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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