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드라마

D586) 시골의 어느 하루 (A Sunday In The Country, 1984)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1. 30.
728x90
반응형

시골의 어느 하루 (A Sunday In The Country, 1984)

 

  

  1. 2번째로 소개하는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작품이다. '시골의 어느 하루'는 통찰력과 깊이감 있는 화면을 제공하는 작품으로 비평가 출신 감독이 만든 계산적이고 고집스러운 아트하우스 영화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은 영화 속의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와 캐릭터를 적절히 분배하는 재능을 선보이고, 정물화 배경처럼 세팅된 공간들은 카메라의 지긋한 응시 대상 하에 놓이면서 캐릭터의 무대이자 삶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2. 1900년대 초반, 세계 대전이 터지기 전이다. 70대의 노인 라드미랄은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가끔 찾아오는 아들의 식구들과 여느 때처럼 평온한 오후를 보내는 라드미랄. 어느 날, 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를 찾지 않았던 이렌느가 불쑥 라드미랄을 방문하면서 사람들은 당황한다. 순응적이면서도 안정을 추구하는 아들과 달리, 도전적이고 모험을 추구하는 미혼의 이렌느를 보면서 라드미랄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되는데......

  3. 뒤늦게 등장하는 이렌느라는 캐릭터가 그 시대의 여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롭고 신선하다. 원작 소설에서도 이렌느가 영화 속 캐릭터처럼 매력적으로 그려졌는지 궁금하다. 다소 우중충한 로우키 화면에 화려한 색감을 더해주는 이렌느. 자신의 위치와 신분, 성별에 전혀 개의치 않고 행복과 진실을 추구하는 모습은 충분히 누군가를 반성하게끔 한다. 곧 죽음을 앞둔 라드미랄의 그림들 역시 다양한 해석을 유도하는데, 특히 마지막에 빈 도화지를 앞에 두고 앉아있는 라드미랄의 모습은 관용과 성장, 준비를 의미하는 매우 숭고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라드미랄의 집에 걸린 그림들이 언뜻 언뜻 스쳐 지나가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장식품, 정리되지 않은 소품 느낌이 강하다. 집안 분위기에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라드미랄의 아집대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감독은 이런 그림들을 통해 당신이 쌓아 온 그림들 속에서 '당신'을 버리라고 넌지시 종용한다. '나'를 내려놓는 행위, 어쩌면 가장 힘든 약속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성찰은 물론 이렌느에게도 해당된다.

  4.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보는 듯한 화면은 구도부터 카메라 워크까지 관조적인 느낌이 강하다. 영화에 쓰인 음악도 상당히 매력적이며, 하루라는 시간적 흐름을 서로 다른 색감과 조명으로 표현해 인생 흐름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게끔 보여주는 측면도 흥미롭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마치 한 권의 책을 읽은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는데, 아무래도 영화의 수미쌍관 구조와 느린 커팅 탓이 큰 것 같다. 책의 한 페이지를 정성스레 넘기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작품이다. 전쟁을 앞둔 영화 속의 시대적 배경도 몹시 흥미로운데, 무자비한 죽음 앞에 놓인 세속적, 물질적 가치의 덧없음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5. [초록창 줄거리] 1900년대 초반, 76세의 고지식한 홀아비 화가 라드미랄(루이 뒤크뢰 분)은 파리 근교에서 가정부 메르세데스(모니크 쇼메트 분)와, 그림을 벗삼아 생활하고 있다. 일요일이면 아들인 공자그(미쉘 오몽 분)가 아내와 세 아이들을 데리고 라드미랄을 방문하곤 한다. 그러던 어느 가을의 화창한 일요일, 여느때와 같이 아들 공자그의 가족이 라드미랄을 찾아오고, 혼자 살면서도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를 자주 찾지 않았던 딸 이렌(사빈느 아제마 분)까지 불쑥 나타난다. 라드미랄은 부르주아가 되어 현 상태를 너무나 순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아들에게 넌지시 충고를 한다. 라드미랄은 아들이 자신처럼 현실에 안주하며 지내다 나중에 가서 그런 자신을 탓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편, 이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집밖에서는 두 손자가 위험하고 대담한 모험을 즐기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그들은 곤충 한 마리를 불태워 죽이려고, 할아버지의 돋보기 안경를 쓰게 해달라고 조르고, 라드미랄은 흔쾌히 이들의 계획에 찬성하면서 안경을 사용하도록 허락한다. 노인은 손자들이 이렌처럼 적극성과 대담성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듯이 보인다. 현실에 안주하며 소심하게 살아가는 아들과 활달하고 자유로운 정신으로 생각한 바를 바로 행동에 옮기는 이렌을 보면서 라드미랄은 화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6.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라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 재고/구매 관련 문의 공지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