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호러

H1144) 어딕션 (The Addiction, 1995) - 재고 없음

by 비디오수집가 2021. 5. 29.
728x90
반응형

어딕션 (The Addiction, 1995)

 

 

  1. 밤 거리를 걷던 중, 한 여자의 난데없는 공격을 받은 캐슬린. 이후 알 수 없는 소리들을 내뱉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피를 탐하는 자신의 신체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학교 친구 진을 비롯하여, 철학과 교수, 길거리 젊은이까지 가리지 않고 그들의 목을 무는 캐슬린의 최후는?

  ​2. 영화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영화를 멈추게 된다. 캐슬린의 대사들과 철학적인 궤변들로 인해 그런 것인데, 때로는 이러한 대사들과 함께 불안, 허무주의, 존재론, 염세론 등 온갖 의심과 부정을 대표하고자 끌어다 쓴 듯한 니체, 하이데거, 키르케고르, 데카르트 같은 철학자들의 말들이 스크린을 누비니까, 한 편으로는 철학과 학생들의 지식 자랑을 보는 듯하기도 한다. 너무 직접적인 느낌도 들고,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는 이러한 대사들의 엮임에 사람들이 괜히 여러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만 같다.

  3. 그럼에도 이 영화의 지적인 매력이 호러라는 장르적 특수성과 교묘하게 어울렸는데, 인류 역사상 가장 극악했던 사례 중 하나인 나치 홀로코스트를 관람하는 철학과 대학원생이 스스로 내뱉은 죄악에 대한 중독은 가장 끔찍한 공포가 범죄와 악에 대한 중독에도 무딘 인간의 유전 인자에 기인하며, 실제로 환경적 요인 없이 사람이나 동물들을 이유없이 죽이고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러한 중독을 끊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꽤나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작품부터 일관됐던 이러한 범죄와 죽음, 악에 대한 감독의 뿌리깊은 고찰이 이번 작품에서도 일관되는 면이 있다.

  4. 스틸 속의 빛 바란 죄악과 공포의 역사는 흑백의 무빙 화면 속에서 종종 나타나다가 후반부에 피조차도 검붉은 파티 장면에서 마치 지난 악의 과거가 재현되듯 흑백 화면 속에서 매우 갑작스럽고 끔찍하게 그려지는데, 이 장소가 박사 학위 취득 파티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 같다. 이러한 화면 속에서 열연을 펼치는 릴리 테일러의 기괴한 모습이 시선을 잡아 끌기도 한다. 유언처럼 돌변해 스크린을 떠도는 철학적 지식과 가장 저급하면서도 말초적인 피에 대한 지식인의 욕구가 상충하면서 인간의 이중적 행태에 비판적 시각을 끌어내는 점도 재미있다. 뱀파이어면서도 인간인 척!

  5. [초록창 줄거리] 캐슬린(릴리 테일러 분)은 철학 박사 학위 과정의 대학원생이다. 어느 날 그녀는 카사노바(아나벨라 시오라 분)란 여자 뱀파이어에게 목덜미를 물린 채 피를 빨리고, 그로부터 얼마 후 그녀 역시 피를 갈구하는 뱀파이어로 변한다. 그렇게 악에 중독된 캐슬린은 악의 집행자 뱀파이어가 되어, 사람들을 응징하듯 그들의 피를 빨고 다닌다. 그녀에게 피를 빨린 수 많은 사람들 역시 악에 중독되어 뱀파이어로 변하고, 뉴욕의 밤거리는 피를 찾아 거리를 헤매는 뱀파이어로 넘쳐 흐른다. 그러나 철학도로서 인간의 죄와 악에 번민을 하고 있던 캐슬린은 피를 찾아 악행을 저지르는 자신의 변화에 고통스러워하던 중, 먹이를 찾아 거리로 나선 어느 날 밤 페이나(크리스토퍼 워큰 분)라는 남자를 만나 그의 집으로 따라간다. 페이나는 오래전 뱀파이어가 되었지만 인간의 삶에 적응해 피를 빨지 않고도 살아가는 뱀파이어이자 인간인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뱀파이어로서 이 세상에 적응해왔는지를 캐슬린에게 가르쳐준다. 페이나를 만나고 돌아온 캐슬린은 지금까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혀온 인간의 죄악에 대한 번민과 자신을 중독시킨 악의 돌이킬 수 없는 악순환에 대해 해답을 얻고, 박사 논문을 완성하게 된다. "비로소 난 깨달았다. 왜 어떻게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이 가능한지를. 그것은 중독 때문이다. 중독은 악 앞에서의 나약함 때문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다. '나는 포기한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중독된다. 고로 존재한다'이다." 철학 박사가 된 캐슬린. 그녀는 교수들과 친구들을 초청하는 축하파티를 계획한다. 그 친구들은 다름 아닌 캐슬린이 중독시킨 뱀파이어들인 것이다. 파티가 무르익고, 감사의 연설을 끝낸 캐슬린은 갑자기 뱁파이어로 변하고, 파티장은 순식간에 피바다가 되는데......

  6. 마지막으로 뱀파이어인 아나벨라 시오라가 영화 속에서 내뱉은 대사 중 하나를 적으며 토막 리뷰를 마친다. "인간은 죄를 짓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다.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 (We are not sinners because we sin. We sin because we're sinners.)"

  7. 연소자 관람불가.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노미네이트.

 

 

* 재고/거래 관련 문의는 공지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